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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 - 가슴을 흔드는 한 권의 책
    사과씨책방 2013. 3. 4. 20:33


    '시게마츠 기요시'작가의 <십자가>는 제목만 봐서는 기독교에 관한 소설책인 듯하다. 하지만 막상 펼쳐보면 종교와는 전혀 무관한(아니 어쩌면 포함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2주 동안 스스로를 가두고 써내려갔다고 한다. <십자가>는 주인공인 '나'를 중심으로 20여년에 걸친 이야기다. 2주만에 20년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가볍거나 엉뚱한 발상이 근원이되는 책은 전혀 아니다. 작가가 스스로를 가두고 쓴 이 책은 오히려 작가가 느꼈을 속박과 해방에 대한 작가의 느낌이 절절이 베여있는 책이다. 


    인간은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울 때 절망할까?
    아니면 죽고 싶을만큼 괴로운데,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을 때 절망할까?


     20여년 전 중학교 2학년 때 '후지슌'이라는 동급생이 자살을 한다. 그리고 그가 자살을 할 때 쓴 유서에 쓴 '나'라는 존재는 자신도 모르게 절친이 되어 있었다. 그로 인해 그의 인생은 '후지슌'과 함께다. 하지만 정작 죽고 없어진 녀석에게 왜 '절친'이라고 썼냐고 물어볼 수도 없다. 
     그리고 20년이 흘러 그의 아들을 통해 '후지슌'이 자신을 절친이라고 쓴 이유를 알게 된다. 


    “나이프의 말에서 가장 아플 때는 찔린 순간이야.” 

    “십자가의 말은 평생 등에 져야 하는 말이지. 그 말을 등에 진 채 계속 걸어가야 해. 아무리 무거워도 내려놓을 수 없고 발길을 멈출 수도 없어. 걷고 있는 한, 즉 살아 있는 한 계속 그 말을 등에 지고 있어야 하는 거야.” 


    나이프와 십자가에 대한 비유. 

     <십자가>는 나 '사나다'의 회고록이다. 그리고 그는 자살한 '후지슌'에게 타인이자 간접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죽음 이후 그는 깊숙이 관여하는 존재가 되었다. '후지슌'이 좋아했던 '사유리' 또한 그녀만의 십자가를 지닌 체.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아버지'라는 존재가 먼저 떠오른다. 내가 남자여서, 혹은 한 가족의 일원이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후지슌'의 아버지, 주인공 화자인 '사나다'의 아버지, 그리고 '사나다'가 아버지가 되어서 그린 회고록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얼핏 얼핏 보여주는 아버지라는 존재의 무게감과 아버지가 되어 아들을 바라보는 심정 등은 왠지 모르게 더 크게 다가온다. 

     분명 중2 학생인 왕따생 '후지슌'이 자살함으로서 받게되는 주위의 고통을 그리고 있음에도 유독 아버지라는 존재가 더욱 다가오는 이유는 앞서 말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한다. 

     '시게마츠 기요시'의 작품을 앞서 읽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이 작품 <십자가> 하나 때문에 급 땡기는 작가가 되어버렸다. 

     분위기도 무겁고 책도 359페이지나 될 정도로 가볍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흔드는 문장과 이야기로 인해 금세 읽어버리게 만드는 책이다. 

     내가 만약 '후지슌'의 아버지였다면? '사나다'의 아버지였다면? '사나다'였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 행동할지. 



    십자가

    저자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출판사
    예담 | 2013-02-0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그 아이가 떠난 후, 우리는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게 되었다!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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