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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씨책방

봐도 돼? (이소 미유키) - 감정표현이 서툰 아이들



 유치원 때 혹은 국민학교 때(저에겐 국민학교) 그냥 이유없이 장난치고 아이들을 괴롭히는 애들이 꼭 한 명씩 있었죠. 정말 이유없이. 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도 이해가 안되고 납득이 안되어서 맞서 싸우곤 했는데, 솔직히 싸우고 나서도 기분이 좋지 못한건 사실이죠. 

 '이소 미유키'의 <봐도 돼?>는 그런 아이가 등장합니다. 의인화를 한 이 그림책에서 아이들을 괴롭히고 장난질이 심한 친구는 '여우'라는 녀석이죠. 그냥 딱 봐도 철이 없어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여우'를 항상 쫓아다니는 애가 있습니다. '토끼'인데.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그냥 '여우'만 쫓아다닙니다. 

 둘 모두 이해가 안됩니다. '여우'는 장난많고 남들을 괴롭히기 좋아합니다. 심지어 쫓아오는 '토끼'마저 가라고 괴롭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끼'는 다가갑니다. 

 그런데 말이죠. 세상에는 이유없는 행동은 없습니다. 물론 사이코패스나 정말 미친 분들 빼곤 말이죠. '여우'와 '토끼'에게도 각자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소 미유키'는 재미있고 가볍게 쓰면서도 '여우'가 아이들을 괴롭히는 이유를, '토끼'가 '여우'만을 쫓아다니는 이유를 말해줍니다. 느닷없는 설명이 아닌 그들의 행동과 생각에서 비롯되게 만들죠.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오히려 이들을 감싸줘야하는 이유가 생기죠. 





 솔직히 이런 설정의 책들은 종종 출간되긴 하는데, '이소 미유키'의 <봐도 돼?>는 좀 더 문학적인 느낌이 납니다. 하긴 제가 많은 그림책들을 본게 아니라서 뭐라 할 순 없지만, 그렇습니다. 

 <봐도 돼?>라는 제목은 '여우'와 '토끼'의 마음의 문을 상징합니다. 쉬운 말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말. 이 말 외에도 다른 방식으로 말할 수 있음에도 이 책에서는 가장 적절한 말이기도 합니다.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이 봤을 때도 재미있어 할테고 말이죠. 

 '하타 고시로'의 그림은 만화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좋습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뜻이죠. 


 감정 표현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아이들. 분명 이 아이들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죠. '여우'의 환경을 보면 결국 다 자란 우리의 책임문제이기도 하고 말이죠. 

 '여우'와 '토끼'는 분명 좋은 친구고 멋진 친구입니다. 누구의 간섭없이 그들 스스로 감정 표현법을 배웁니다. 그래서 가치있어 보이는 책입니다. 물론 이 책을 읽고 서툰 아이가 순간적으로 올바르게 될 순 없지만, 적어도 다른 아이들의 심정은 이해하면서 바라볼 순 있겠죠. 


 동화책? 그림책? 여튼 제가 어렸을 적에 봤을 때랑 다르게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네요. 





봐도 돼

저자
이소 미유키 지음
출판사
천개의바람 | 2013-03-25 출간
카테고리
아동
책소개
네 마음을 봐도 돼?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첫 읽기책이 되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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