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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미나토 가나에) - 모성과 속죄에 대한 드라마사과씨책방 2013. 2. 7. 18:02
<고백>, <야행관람차>, <속죄>의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경우>입니다.
'미나토 가나에'라는 작가보단 <고백>이라는 작품을 더 잘 알고 있는데요. 그것도 책이 아닌 '마츠 다카코'주연의 <고백>이라는 영화를 더 잘 알고 있죠. 원작 소설이 있는진 몰랐네요. 그런데 그 작가의 또 다른 작품 <경우>를 이번에 읽게 되었습니다.
'미나토 가나에'작가의 책은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순전히 책 겉표지보고 읽게 된겁니다. 특히우리 모두는 타인의 행복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볼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다!라는 문구에 혹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전 신경 안쓴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남의 행복을 시기 질투하기에 외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죠.
그래서 읽게된 이 책 <경우>는 문체가 간결하고 의외로 쉽고 빠르게 읽혀나갑니다. 특별나게 재미있는 부분이 있거나 집중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건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끝까지 읽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 금방 읽힙니다.
왠지 낚인 느낌이....
대략 이야기는 '요코'와 '하루미'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둘 모두 삼십대 중반의 여인이지만 대학시절 때 만난 것을 계기로 정말 친한 친구가 되죠.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아기 때 버려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중 '요코'의 아들이 실종됩니다. 정확하게는 납치인데요. 아들이 사라지고 한 통의 팩스가 옵니다. 진실을 밝히라는 협박 내용입니다.
소설은 '요코'와 '하루미'를 서로 번갈아 가며 상황을 보고합니다. 그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점이 둘이 절친이라고 해도 같은 상황 속에서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등, 상황전개가 묘하게 재미있습니다. 게다가 청순가련형의 '요코'와 정 반대 성향의 '하루미'의 성격에 맞게 각각의 캐릭터가 서술하는 문체마저 다릅니다. 읽고 있노라면 대략적으로 이들의 성격을 또 한 번 파악할 수 있죠.
그런데 문제는 의외로 결말에 대한 접근 방식이 상당히 고루한데 있습니다. 아마도 일본 문화 특유의 성격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요코'의 아들이 실종됨과 동시에 오래 전 벌어진 살인사건과 맞물리면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자녀들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이 부분은 글쎄요. 그 2세들이 전 세대의 짐을 짊어지고 반성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글쎄요. 이해는 가지만 와닿지는 않더군요. 특히 이 소설 <경우>의 경우엔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 이해시키고 공감대를 형성시켜야 할텐데 그런 부분이 없어서 와닿는 부분이 크게 없습니다.
어쩌면 일본 독자들한테는 어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국내에선 어떨지 모르겠네요.
좀 더 빠르고 타이트하게 꾸며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결말이 착한건 좋긴한데, 아쉬움은 있네요.그리고 이야기가 다소 느린편이라 긴장감은 없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중반쯤 접어들면 대략 결말이 예상되기 때문에 정말 내가 생각한 결말이 맞는지 궁금해서 끝까지 읽게 되는데요. 고아로 자라난 이들의 힘든 삶과 친구와의 우정을 다루고 있음에도 적절하게 잘 배합시켰다는 생각이 들지 않네요.
최고의 영화인 <고백>의 원작 소설을 한 번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소설 <경우>는 ABC아사히방송 창립 60주년 기념 스페셜 드라마로 만들어졌습니다. 드라마는 재미있을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생각보다 결말이 예상이 되고, '요코'가 범인으로 지목하는 인물들에게 당위성보단 억지성이 강해 답답함도 느껴지는 책입니다. 그래도 쉽게 읽혀져서 한 번쯤 가볍게 읽어보기엔 괜찮은 책인 듯합니다.
# <경우> 출간 이벤트로 본 내용에 실린 동화책 <파란 하늘 리본>을 실제로 동화책으로 꾸몄는데 <경우>소설과 <파란 하늘 리본>을 초판한정 특별 패키지로 증정한다네요. 즉, <경우> 한 권을 사면 <파란 하늘 리본> 동화책도 준다는건데...전 왜 몰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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