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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 - 이재익 : 밀양 여중생 사건을 소설로
    사과씨책방 2012. 8. 14. 00:20


    책 표지를 통해 이 소설의 소재를 언뜻 찾아낼 수 있다.


    라디오 PD이며, 소설가이며, 시나리오 작가인 '이재익'의 <41>입니다. 

    제목은 단순하게 41입니다. 하지만 이 41에는 이 이야기의 핵심이 들어가있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이재익'은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현재 사회의 모순과 폭력. 방관 등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재미라고 언급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재미이지 실상은 그리 재미있진 않습니다. 오히려 분노나 혐오가 치밀어 오르죠. 그래도 '이재익'작가는 <원더풀 라디오>나 <목포는 항구다>와 같은 소설과 시나리오를 쓰면서 기본적인 오락적 요소를 첨가하여 읽는데 힘들지 않게끔 합니다. 하지만 역시나 분노 게이지가 상승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죠. 

     어느 날 총기 사건이 발생한 시점으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총기 사건으로 경찰은 분주해지고 이 분주해지는 상황 속에서 형사인 주인공 '정태'와 사건을 일으키는 '시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형사인 '정태'는 무너져가는 가족을 다시 일으키지 못한체 힘든 나날 속에서 파트너까지 사고로 잃어버리는 충격을 받으며 이번 사건을 자신의 손으로 해결하려고 마음 먹습니다. 

     또한 '시윤'의 범행은 피해자들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전혀 없어보이지만 묵묵히 타겟을 하나 둘씩 제거해 나갑니다. 

     이 소설이 재미있는 것은 우선 범인을 초반부터 드러내놓고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범행의 원인이나 근거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놓지 않음으로서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들죠. 물론 이야기의 흐름상 후반부에 들어서게 되면 이유가 등장하긴 합니다. 그러나 초반부에 집중하게끔 만들 정도로 어떠한 원인이나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연쇄살인임에도 불구하고 저자 '이재익'은 '시윤'에게 인간적인 면을 조금씩 보여주면서 결코 나쁜 놈은 아니라는 것을 어필하죠. 분면 연쇄살인범인데도 말이죠. 

     하지만 연쇄살인범인 '시윤'을 인간적이면서도 지지하게끔 만들어주는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피해자가 되는 인물 때문이죠. 그들은 오래 전 M시에서 1년 동안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하던 이들이었습니다. 1년 동안 열 네살 여자아이를 성폭행하고 협박과 온갖 몹쓸 만행을 일으킨 이들입니다. 그리고 그 집단이 모두 41명이었죠. 

     독자들은 이 사건에 치를 떨면서도 '시윤'의 범행에 지지와 함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이야기가 흘러갈 수록 '시윤'과 M시에서 있었던 일들은 전혀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계속 볼 수 밖에 없는 이야기가 완성되어 갑니다. 

     <41>은 범인이지만 성폭행을 당한 여중생을 복수한다는 점에서 지지하게 되고, 형사인 '정태'는 그래도 사람을 죽이는 범인으로서 잡아야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정의가 충돌하게 될 때 독자는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아리송해집니다. 


     그런 덕분에 두 캐릭터 중에서 집중해서 읽을 수 있게 만드는 캐릭터 자체가 없어서 다소 난해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시윤'의 행동이 정당하지 않다고 보고 '정태'의 편을 들 수도 있겠지만, '정태'는 형사일 뿐 폭력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와 무심해지는 우리의 모습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아쉽게도 그리 깊게 파고들지 않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재미가 좀 더 위주로 되어 있어서 깊은 고찰은 없습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중반부에 들어서면 다소 지루해진다는 점입니다. '정태'의 가족사를 풀어내야하고, '시윤'의 인간미를 드러내놓아야 합니다. 그 와중에 '정태'는 딜레마까지 빠져들게 되는데, 단지 자신이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논리가 약한 의지를 드러냅니다. 그래서인지 '정태'의 가정 문제는 너무 쉽게 풀어지는 단점도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영화였다면 '정태'의 가정 문제는 과감히 가지치기하여 잘자 버릴지도 모를 듯합니다. 

     가볍지만 무겁고, 재미있지만 실화라는 사실에 마냥 재미있게 읽을 수도 없는 책이 바로 <41>입니다. 

     아리송한 소설인 셈이죠.




    41

    저자
    이재익 지음
    출판사
    네오픽션 | 2012-04-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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