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씨만화책방

형민우의 프리스트 - 미완의 걸작품

사과랑 2012. 5. 10. 18:24


'형민우'의 <프리스트>


 국내 만화 중 여타 만화와는 다른 그림체와 색다른 구성과 이야기. <프리스트>

 작가 '형민우'가 새로운 그림체와 화법으로 시도한 만화이며, 최고의 만화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만화인 <프리스트>다. 



 '자콥'가문에 양자로 입양된 '이반 아이작'은 그곳의 딸 '제나'의 말동무가 되면서 점점 친해지기 시작한다. 성인이 되어갈 수록 '제나'에 대한 마음이 커지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을 알고 스스로 신부(Priest, 프리스트)가 되기로 한다. 그는 월등한 성적으로 성직자의 길을 걷게되고, 자유분방하면서도 더욱 매력적인 여인으로 자라난 '제나'는 '이반'에 대한 연정을 그대로 간직하며 지낸다. '이반'은 잠시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곧 도메스포라라는 오래된 유적의 암호를 풀어달라는 부탁을 받게된다. '이반'은 아무도 풀지 못했던 암호를 풀어내지만, 그것은 결코 열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오래 전 신에게 반기를 든 대천사 '테모자레'를 봉인한 도메스포라는 '테모자레'에게 속아 가족을 잃은 '베시엘'이 만든 감옥. 하지만 '이반'이 열게 되면서 '테모자레'는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고, '이반'이 사랑하던 '제인'은 자신의 눈 앞에서 죽임을 당하고 만다.

 

 '이반'은 자신과 '제나'를 구해주지 않고 방관했던 신과 '테모자레'를 저주하며 '베시엘'에게 힘을 얻어 '테모자레'를 처단하러 먼 길을 가기로 한다.




'베시엘'과 '이반 아이작', 그리고 '제나'



 '형민우'작가의 <프리스트>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내가 고등학교 때. 그 때 나를 반하게 한 퇴마만화가 두 권이 있었다. 한 권은 '양경일'과 '윤인완'의 <아일랜드>. 제주도를 배경으로 요괴를 처단한다는 이 내용은 요괴와 유령 등이 나오는 만화였다.

 그리고 다른 나머지 한 권이 바로 '형민우'작가의 <프리스트>.

 

 <아일랜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지금까지 한국만화에선 볼 수 없었던 만화였지만, <프리스트>는 더 더욱 매력적이었다. 일단 배경이 한국이 아닌데다가 신과 믿음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주인공 '이반 아이작'의 분노와 복수의 경로를 리드미컬하게 이끌어나가는 내용 구성까지. 특히 '형민우'하면 딱 떠오르는 만화는 두 개였다. 처음 데뷔할 때 그린 <열혈유도왕전>과 <태왕북벌기>. 이 두 권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그림체가 완전히 180도 바뀌어 버렸기 때문이다.




'양경일', '윤인완'의 <아일랜드>




'형민우'의 <열혈 유도왕전>과 <무신전쟁>

확연하게 그림체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 내에서 아니 어쩌면 일본과 중국 만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프리스트>의 그림체는 분위기와 딱 맞아 떨어진다. 대체 그림체를 바꾸기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여기에 대천사의 타락과 신의 수행역할을 해야할 천사들이 신을 저버리고 인간을 좀비로 만들어버리는 모습과 이 좀비들과 싸우는 '이반 아이작'. 센세이셔널한 이 만화는 전체적 분위기와 내용(신에 대한) 때문인지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 만화였다. 다소 매니아적인 취향의 만화랄까나? 게다가 이 만화가 처음에 수록된 만화잡지는 대원의 소년챔프였다. 아동만화로서는 다소 무리가 있는 만화였는데 말이다.

 

 대천사 '테모자레'는 신의 인간에 대한 사랑에 의심과 반기를 품고 자신의 수하 12명을 데리고 지상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그들을 신이 보는 앞에서 저주를 내리는데, 그러는 와중에도 신은 방관하고 있노라고 소리친다.

 '테모자레'는 안식의 원을 통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한다.

 

 이미 천사가 자신의 주인인 신에게 의심을 품고 반기를 들며, 인간을 질투한다는 설정은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이 만화가 매력적인 것은 이 천사를 처벌하는 이가 결코 선한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에 '제나'를 닮은 열차강도 '에스테'가 중간에 끼어들고, 이와함께 연방보안관까지 가세하면서 복잡하면서도 흥미진지하게 이끌어나간다는 점이다.

 

 열차강도나 인디언과 총잡이들과의 싸움등 영화에서 종종 봐왔던 모습들도 많긴 하지만 그래도 그저 좋다. 그러한 점을 잊게 하니 말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 한가지. '이반'이 속해있는 시간대는 엄연히 과거 시간이다. '이반'의 행적들은 모두 그가 기록한 것을 시간순서대로 나열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반'이 기록한 행적이 미래에 다시 읽히게 된다. 즉, 과거와 미래가 섞여 등장하는데, 의외로 미래의 이야기는 그다지 이야기 흐름상 중요도나 빈도나 높지 않고, 많지도 않다.

 



초반 열차강도가 좀비와 '이반'이 탄 기차를 덮친다.

그리고 '제나'를 닮은 '에스테'가 '이반'과 조우하는 결정적인 시기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그저 열차만 나온다.




'이반'과 '베시엘'

'이반'은 자기 스스로 복수하기 위해 '베시엘'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반'에겐 더욱 힘겹고도 처절한 사투가 되기도 한다.




 좀비와 타락천사, 그리고 '이반'과 '베시엘'. 이 싸움에 끼어든 인간들.

 이 재미있는 만화는 아쉽게도 16권을 끝으로 나오질 않고 있다. 최근 작가의 말로는 그리고 싶지 않다는데...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건지...

 



'이반'과 '베시엘'

'이반'은 자기 스스로 복수하기 위해 '베시엘'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반'에겐 더욱 힘겹고도 처절한 사투가 되기도 한다.







아직도 하염없는 기다림만 남아있을 뿐.

영화 <프리스트>의 개봉과 함께

고급형으로 다시 개정판이 나왔다. 

문제는 완결도 안된 책인데 개정판만 나왔다는 것.




 '형민우'작가는 <프리스트>를 완결 짓지 못하고 <무신전쟁>과 <고스트페이스>를 연재하다 또 <이스타란 & 웨스타니아>를 시작했다. <이스타란 & 웨스타니아>는 '형민우'가 스토리를 담당하고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애드리언 스미스'가 삽화를 맡았습니다. 총 3부작인데 역시나 1부 이후로 나오질 않고 있다.

 현재는 '이문열'의 초한지를 만화로 그리고 있다. 이건 끝까지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하고...

 

 작가 스스로가 하고 싶을 때 해야한다고 하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독자이자 팬의 입장으로선 너무나 힘겨운 나날이다.

 그저 아무쪼록 완결이 되었으면 할 뿐이다.

 어쨌든 이 정도 퀄리티의 만화는 없을 듯하다.




# 여담이지만, 16권의 작가의 말을 보면 '형민우'가 그려진 그림을 볼 수있다. <프리스트>의 국내 개봉에 맞춰 '형민우'작가의 모습이 기사에 많이 나왔는데, 싱크로율이...거의 100%랄까나..>

 16권이 나왔을 당시엔 '형민우'의 실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시간이 많이 흐른만큼 참 세상이 좋아진 듯하기도 하다. 비밀이 없어진 듯 하기도 하고.



16권의 작가의 말에서...



만화가 중에서 가장 포스있어 보이기도.





프리스트. 1

저자
형민우 지음
출판사
대원씨아이(주) | 2011-05-15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형민우의 액션만화 『프리스트』 제1권. 서부 개척시대의 거친 풍...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